청정하남

글 정해원

빵 기술자, 전 세계를 누비다!

전 세계를 누비며 사업을 하는데도 사업가나 대표라는 직함보다는 ‘기술자’로 불리기를 좋아한다는 이 사람,
김웅일 대표를 직접 만나보니 특별한 1%의 노하우가 무엇일지 짐작이 되었다.

Q. 제과·제빵 분야 최고 기술자이면서, 사업가로서 활약도 대단하십니다.
올해 우리 회사의 예상 매출은 670억 원으로 사업도 안정적이고, 제가 바쁜 것도 사실이지만,

사업가나 대표라는 직함보다는 ‘기술자‘로 불렸으면 합니다.

어릴 적 꿈이 ‘세계 곳곳을 누비며 사업을 하고 싶다!’였는데 빵 만들면서 꿈을 이룬 셈이에요.

Q. 빵을 굽는 일,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우리나라 최초의 제과학교가 1973년에 생겼는데 제가 1기로 입학했어요.

가난하던 시절, 고등학교를 못 가게 되어 고민하던 차에 학비도 지원해주고

좋아하는 빵을 실컷 먹을 수 있다고 하니 시험을 쳐서 장학생으로 학교를 다니게 된겁니다.

졸업한 뒤에는 당시 제과·제빵 기술 업계에서 최고이자 전설이셨던 故 김춘복 선생님의 제자가 됐고요.

Q. 회사를 운영하게 된 계기는요?
그렇게 제빵 업계에서 자리를 잘 잡아가던 중 고려대학교 식품가공 실험실에 해외 기술 연수를 조건을 걸고

들어간 게 81년이었고, 담당 교수를 끈질기게 설득해 드디어 1985년에 호주 제빵 연구소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호주에서 새로운 문화를 접한 건 좋았지만 배움에 한계가 있더라고요.

다시 ‘전 세계를 누비며 사업하고 싶다’는 어릴 적 꿈이 살아났어요.

호주에서 운영하던 베이커리를 접고 다국적기업 유니레버에 들어갔습니다.

우리나라 대기업 이사들보다 더 좋은 조건의 패키지 연봉을 받고 입사하게 되었죠.

그게 계기가 되어 지금의 (주)베이크플러스가 탄생했습니다.

Q. 지금 하시는 일의 매력이 무엇인가요?
지금도 저는 빵 굽는 일이 가장 행복합니다. 빵을 구울 때 제 마음이 가장 편안하거든요.

다른 복잡한 거 생각할 필요도 없고 빵만 잘 나오면 되니까요.

사업과 관련한 일로 바쁘다가도 1층으로 내려가 빵을 구우면서 힐링하는 셈이죠.
빵은 마음으로 만드는 겁니다. 마음으로 만드는 빵은 나오기도 잘 나와요.

빵을 만들려면 기본적으로 3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고 아무리 빨리 만든다 해도 최소 6시간이 필요한데,

지금은 2~3시간 안에 만들어야 하는 시대라서 정말 안타까워요.
자연스럽고 편안한 마음으로 빵을 굽는 일은 그 자체로 매력적입니다.

Q. 기부나 사회 환원 활동도 많이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해마다 어린이날에 탈북민 자녀, 다문화가정의 자녀 등

60여 명에게 어린이날 케이크 만들기 체험의 자리를 마련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직접 케이크를 만들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미래의 주인공인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주길 바라면서 앞으로도 더 많은 아이들에게

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대표님에게 하남은 어떤 곳인가요?
우리 회사에서 꾸준히 신제품 시연회를 개최하고 있어요.
프랑스 최고의 명장들을 모시고 행사를 열면 멀리 제주도에서도 옵니다.

전국에서 연간 3000여 명의 기술자가 모여서 신제품을 테스트하며 더 좋은 빵을 만들기 위해 연구하는 자리예요.

하남에서 그러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게 고무적이라고 생각해요.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우리 빵집의 원료는 전국의 어떤 곳보다도 최고 품질임을 자부합니다.

누구보다도 하남시 시민들에게 최고 품질의 빵을 드릴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Q. 앞으로의 활동계획이 있다면?
3년 뒤 은퇴를 하게 되는데요. 후배 양성을 위해 제과·제빵 사관학교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을 해보긴 합니다.
교육 사업도 오랫동안 생각해왔는데요. 그간 여러 번 제안이 들어왔어도 사업하면서 겸직은 무리이고,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고사해왔습니다.

그런데 은퇴 후라면 괜찮겠다 싶어요. 지금 당장은 책을 선정하러 다니는 중입니다.
좋은 책을 번역해서 우리 업계 후배들과 공유하고, 양질의 정보로 공부할 기회를 만들어 줄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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