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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적 시선으로 살펴보는 공간 산책
스타필드 하남

스타필드 하남의 장소적 의미
도시는 거대한 지층(地層)이다. 백제 옛 도읍지였던 유구한 역사, 검단산과 한강이라는 천혜의 자연 등이 하남시라는 지표 위에 겹겹이 쌓여 있다.
하남시를 검색창에 넣으면 가장 핫한 연관어로 스타필드가 뜬다. 준공 9년 차에 접어든 스타필드 하남은 누군가에겐 주말여행지, 누군가에겐 가족과 외식을 하는 식당,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하남을 대표하는 공공장소 중 하나다.
단순히 대형 쇼핑몰로만 정의하기엔 그 공간 안에 숨겨진 건축적 의도들이 꽤 흥미롭다.
오늘은 잠시 쇼핑 카트를 내려놓고 건축가의 시선으로 스타필드 하남이 지닌 의미를 살펴보려고 한다.
스타필드 하남은 내향형 메가 쇼핑몰이다. 건물 바깥 외부와 관계를 맺지 않고 내부에서 모든 공간 경험을 완결시키는 공간 구조다.
이는 도시 기존 가로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개방형 스트리트 몰과는 상반된 방식이다.
후쿠오카의 캐널시티가 기존 도시 가로의 보행 동선을 그대로 흡수하며 잇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상업 스트리트라면 스타필드 하남은 기존 도시 맥락을 의도적으로 차단하고 건물 내부에 쇼핑 가로와 광장을 두어 또 하나의 인공 도시를 재현한 방식이다.
사이즈는 조금 작지만 UAE의 두바이 몰과 비교할만하다.
두바이 몰은 사막이라는 환경 속에서 도시를 대신할 공간을 실내 환경으로 전환시켜 산책, 휴식, 쇼핑의 도시 기능을 기후와 상관없이 작동하도록 만든 사례다.
사막기후와 비교하긴 어렵겠지만 스타필드 하남 역시 혹한, 혹서 등의 계절적 영향과 날씨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다. 두 공간 모두 대형 상업시설의 역할을 넘어 외부 환경에 상관없이 도시의 중요 기능을 실내에 구현한 일종의 ‘대체 도시’에 가깝다

스타필드 하남의 건축적 의미
먼저 건물의 외관을 살펴보자. 입면의 시작점은 하남의 지리적 맥락인 산과 강(Mountain & River)다. 대지의 맥락을 건물의 형태적 요소로 치환하는 콘셉트를 적용했다.
축구장 70배 크기에 달하는 거대한 건물 매스가 주변을 압도하지 않도록 겹쳐지는 산의 형상을 건물 외관에 적용한 콘셉트가 눈에 들어온다.
백화점 파사드는 수직적 역동성을 강조하여 산봉우리(The Peak)를 형상화했는데 그 반면,
사람들이 자주 오가는 카페 스트리트와 저층부는 큰 덩어리를 잘게 쪼개어 상반된 방식을 택했다.
이는 보행자 눈높이에서 휴먼 스케일(Human Scale)을 고려한 배려로 대형 건물이 줄 수 있는 위압감을 상쇄하고 보행의 리듬감을 부여한다.

내부 공간에서 인상적인 포인트는 자연광을 유입하는 천창이다.
유선형의 거대한 천창(Skylight)을 통해 쏟아지는 빛은 인공조명이 흉내 내기 어려운 자연스러운 산란을 만들어낸
다.
일반적 쇼핑몰이 창 없는 공간으로 날씨와 시간을 알 수 없게 한다면 스타필드는 천창을 도입하여 일종의 ‘ 지붕 있
는’ 광장 혹은 스트리트의 역할을 의도한 것이 특색이다.
날씨와 시간의 변화를 내부에서도 느낄 수 있게 한 천창 덕분에 방문객은 실내에 갇혀 있다는 답답함 대신 쾌적한 야외를 산책하는 느낌을 즐길 수 있다.
에스컬레이터가 교차하는 다이내믹한 보이드(Void) 공간 역시 인상적이다.
스트리트가 교차하는 결절점에 위치한 보이드 공간은 ‘실내 도시’라 불려도 손색없는 스타필드만의 보행 시스템을 잘 보여준다. 건축가는 보행자들이 편하게 걷고, 이동하고,
시선을 교차하며 지루함 없이 공간을 체험하도록 유도했다.
공간에 오래 머물게 하는 스타필드만의 작동 방식인 셈이다.
3층 잇토피아의 테라스도 빼놓을 수 없다.
쇼핑과 산책으로 다소 피곤한 상태라면 큰 창가의 테라스로 가보자.
건축가의 의도적인 조망 디자인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한강과 예봉산, 검단산의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큰 풍경인데,
하남이 지진 자연환경을 가장 극적으로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사회학자 레이 올든버그(Ray Oldenburg)는 주거공간과 직장과 일터의 사이에 격식 없이 어울리며 쉴 수 있는 제3의
공간(The Third Place)이 도시의 활력을 결정짓는다고 했다.
스타필드 하남은 도시의 일상과 자연을 함께 품은 장소다.
지금껏 스타필드를 소비 공간으로만 알고 있었다면 껍질을 한 꺼풀 벗겨내고 건축적 시선으로 잠시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스타필드 하남 건축 POINT
아트리움 천창(The Skylight)
유선형 천장을 통해 쏟아지는 자연 채광은 인공 조명이 흉내 내기 어려운 빛의 산란을 만들어낸다.
3층 잇토피아(Eatopia) 창가 테라스
건축가의 의도가 반영된 곳이며 한강과 예봉산, 검단산 능선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뷰를 감상할 수 있다.
다이내믹한 에스컬레이터
여러 방향의 에스컬레이터가 수직·수평으로 교차하는 이 공간은 스타필드 하남을 가장 잘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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