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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 산책
하남 나무고아원

2025-10-29

가을에 더 깊어지는 숲의 이야기

하남 나무고아원

 

사계절 내내 푸르름과 고요함을 품은 하남시 나무고아원에 가을이 찾아왔다. 

나무 사이에 흩날리는 낙엽이 숲길을 물들이는 계절, 나무고아원에서 

자연이 전하는 공존과 위로의 의미를 되새겨보자.

글. 김지연 사진. 고인순

 

 

자연과 사람이 함께 숨 쉬는 곳

하남시를 도보로 여행하다 보면 도심 한가운데서 의외의 풍경을 마주할 때가 있다. 

상업시설과 아파트 단지, 자동차들이 바삐 오가는 고속도로 사이로 고요한 숲길이 시선을 붙잡는다. 

그곳이 바로 하남 나무고아원이다.

나무고아원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는 다소 의아하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설명을 듣고 나면 그 의미가 마음 깊이 전해진다. 

도시개발사업과 환경 변화로 더는 뿌리를 내리고 살 수 없게 된 나무들이 이곳으로 옮겨져 

새 보금자리에서 다시 자라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자칫 버려질 뻔한 생명들

이 숨 쉬는 이곳은 나무들의 삶을 이어주는 안식처다.

약 89,000㎡ 부지에 조성된 나무고아원은 자연과 환경을 소중히 여기는 하남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만들어졌다. 고장에서 자란 나무를 버리지 않고 소중하게 기르겠다는 취지로 

2000년 4월부터 옮겨심기 시작한 것이 하남수목원의 시초가 되었고, 이후 수도권 타 지역에서 

헌수(獻樹) 받은 나무들을 옮겨 오면서 나무고아원이 조성되었다. 

현재 소나무, 버즘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 등 46종의 수목 약 23만 그루가 쉼터이자 

산책로로 시민의 곁에서 숨 쉬고 있다. 

나무고아원을 거닐다 보면 마치 나무와 함께 호흡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고, 

바쁜 일상에서 잊고 있던 생명에 대한 공감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

 

 

나무에게 배우는 회복력

나무고아원은 사시사철 아름다운 곳이지만 자연이 옷을 갈아입는 가을이 되면 특히 

더 아름다움을 뽐낸다. 단풍과 낙엽이 저마다 오색찬란한 위용을 뽐내면 나무고아원을 찾아

오는 이들의 발걸음도 많아진다.

나무 사이를 걷노라면 나무들이 꼭 저마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어떤 나무는 굵다란 몸통에 지난 세월의 상처를 새기고 있고, 어떤 나무는 새 터전에서도 

힘차게 잎을 내며 눈부신 생명력을 보여준다.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나무들이 이룬 숲속에서 우리는 다양성이 만들어 내는 조화로움을 배운다. 

나무고아원이 전하는 교육적 가치가 바로 여기에 있다. 생명의 소중함, 

환경을 지키는 마음, 공존의 의미를 몸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무고아원에서 보내는 여유로운 시간은 방문자에게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를 주기도 한다.

 살아가면서 때로 나를 아프게 하는 마음의 생채기들도 이 나무들처럼 언젠가는 새살이 

돋아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그 회복의 힘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에게 있음을 깨닫는다. 

숲의 품 안에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위로를 건네고 또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 

나무가 새로운 환경에서 단단히 뿌리내리듯, 우리의 마음도 조금 더 단단히 자라날 수 있기를. 

가을 향기가 그윽한 나무고아원을 거닐며 조용히 소망해 본다.

 

 

하남 나무고아원

주소 미사동 608

운영시간 동절기(11~2월) 09:00~17:00 하절기(3~10월) 09:00~18:00

 

QR코드를 스캔하시면 하남 나무고아원의 풍경을 영상으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2025년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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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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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일 202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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