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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고 순수한 존재가 선사하는 위로 무해력
작고 귀여운 아이, 동물, 소품, 콘텐츠 등을 보고 나도 모르게 미소 지은 적
있다면 무해력에 끌린 것이다. 무해력은 단순히 귀엽기만 한 것이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지치고 피로한 일상의 선물과도 같다.
글. 편집실

자극적이지 않고 무해한 것
요즘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길을 걷다 보면 사람들의 가방에 키링이 달려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지치고 피곤한 얼굴로 바쁘게 길을 가는 현대인들이 작고
귀여운 인형 키링을 가방에 매달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 왠지 모르게 친근감이 느껴지곤 한다.
지난해 온라인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인기 스타는 연예인도, 인플루언서도 아닌 판다
푸바오였다. 그저 먹고 자고 뒹굴며 놀기만 했을 뿐인데 사람들은 “귀엽다”, “힐링된다”며
푸바오의 행동 하나하나에 열광했다. 푸바오를 주제로 열린 팝업 스토어는 2주간 2만 명이
방문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키링과 푸바오의 공통점은 한 가지, 순수하고 귀여운 존재라는 점이다.
비록 나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거나 실용적이지는 않지만 피로감을 주지 않고 무해(無害)한
힘을 가진 것들이다. 요즘 사람들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이 ‘아무런 위협이나 자극을 주지
않는 존재’에서 비롯된 심리적 안정감이다.
이런 현상을 일컫는 트렌드 키워드를 ‘무해력’이라고 한다. 매년 소비 트렌드를 전망하는 책
<트렌드 코리아 2025>에 등장한 개념으로, 무해하기 때문에 가지는 힘을 말한다.
해롭지 않기에 자극이나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며, 굳이 반대하거나 비판할 생각이
들지 않는 것들을 의미한다.

상처받을 필요 없는 세상의 위로
동물들이 나른하게 뒹구는 이미지, 말이나 설명 없이 손만 나오는 브이로그 영상,
사무실 책상 위에 놓인 캐릭터 피겨(정밀 모형) 등, 과장 없이 말랑말랑하고 해롭지
않은 이 모든 것들이 현대인들에게 힐링 그 자체다.
무해력이 주목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반복되는 사회 갈등, 뉴스와 쇼츠 등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경쟁에 지친 일상에서 사람들이 점점 자극적인 콘텐츠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회에서 감정 소모나 설명, 해석이 필요치 않고
상처받을 이유도 없는 콘텐츠에 끌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분위기일지 모른다.
이 같은 현상은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기피하지 않아도 되는 존재’에 대한
선호로 이어지며 각종 브랜드 마케팅에도 반영되고 있다. 명확한 메시지보다 무해력을 지닌,
그저 귀엽고 보기 편한 캐릭터와 디자인을 내세우는 추세다.
커피 브랜드가 어린이들이 열광하는 애니메이션 <캐치! 티니핑>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을 출시하는 식이다.
‘도파민’이 넘실대는 사회에서 무해력은 현대인들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택한 감정적 방어기제다.
무해력을 지닌 존재들은 작고 연약해서 누군가에게는 불필요하고 무기력해 보일지 몰라도,
그 안에는 무엇도 강요하지 않고 마음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게 해주는 힘이 담겨 있다.
그것이 우리가 무해력에 끌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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