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별보기
글 강나은
남이 쓰다 만 ‘중고’가 아닌
나에게 꼭 필요한 N차 ‘신상’
최근 중고 물품 거래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면서 중고 물품을 칭하는
‘N차 신상’이라는 용어가 새롭게 등장했다.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고, 사고파는 재미까지 더한 중고 물품 거래는
앞으로도 발전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
지금부터 N차 신상 거래가 성행인 이유부터 거래하는 방법, 주의할 점까지 함께 알아보자 .
변화하는 소비문화
우리나라에서 중고 물품에 대한 인식은 꽤 오랫동안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그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여러 번 사용하더라도 신상과 다를 바 없다는 인식에서 ‘N차 신상’으로 불리고 있는 것만 봐도
중고 물품에 대한 이미지가 얼마나 바뀌었는지 알 수 있다.
이 유행의 이유는 분명하다.
우선 신상품보다 중고품의 사용가치가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인식에서다.
결국 언젠가는 중고가 될 텐데 굳이 새 상품의 가격을 부담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다음으로는 소비 기준이 소유가 아닌 경험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옷을 소유하기 위해서가 아닌 옷을 입어봤다는 경험을 사기 위해 중고 물품을 구매한다.
그리고 이 물품을 구매하고 사용하다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 되팔아도 자신의 경험은 충분히 남는다.
이렇게 N차 신상은 구매하고 사용한 뒤, 처분으로 끝나는 일방향 소비문화에서 구매와 사용,
처분이 또 다른 구매와 사용, 처분으로 이어지는 순환형 소비문화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N차 신상 거래, 어디서 할까?
중고 물품 거래를 이끌어온 플랫폼은 여러 개로 분화되어 성장하고 있다.
그중 하나는 2003년부터 지금까지 오랫동안 중고 매매의 기틀을 마련해온 ‘중고나라’다.
중고나라는 네이버 카페 랭킹 1위를 자랑하고 있으며 약 1875만 명의 회원 수를 거느리고 있다.
그만큼 다양한 상품이 전국에서 올라오는데, 그 양은 1초에 평균 4.5건 정도라고 한다.
중고나라에서는 주로 택배 거래가 이루어지며 구매자가 현금을 선입금하면,
판매자가 택배를 보내며 운송장 번호를 알려주는 방법으로 거래된다.
반면 요즘 가장 핫한 플랫폼은 ‘당근마켓’으로, 2015년 ‘판교장터’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가
당근마켓으로 이름을 바꿨다.
당근마켓의 가장 큰 특징은 ‘당신 근처의 마켓’이라는 이름처럼 이용자의 거주 지역을
기준으로 반경 6km 이내에서 거래가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당근마켓에서는 가까운 거리에서 사고팔면서 대면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당근마켓은 국내 쇼핑 앱 중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으며
현재 일일 사용자 수는 약 156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그 외에도 거래 대상을 1km 반경 이내로 제한한 ‘마켓빌리지’, 대학생들의 중고 교재 매매에 활용되고 있는
‘에브리타임’, 유아·아동용품을 전문으로 하는 ‘땡큐마켓’, 중고 명품전문 앱 ‘필웨이’ 등
구매 물품과 판매 대상에 따라 다양한 플랫폼이 나오고 있으며 ‘파라파라’라는
스타트업은 무인중고 거래 자판기를 개발하여 오프라인에서 비대면 거래를 가능하게 했다.
N차 신상 거래, 안전할까?
물론 아직도 중고 물품을 거래할 때는 주의해야 할 점이 많다.
우선은 개인 간 거래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사기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9년 중고 거래 사이트 등을 통한 사이버 사기 발생 건수는 13만 6074건으로,
2018년과 비교했을 때 21.5%나 증가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도 판매자의 신용도를 고려할 수 있는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중고나라나 번개장터에서는 구매자가 결제한 금액을 보관하고 있다가 상품 전달이 완료되면
금액을 판매자에게 전달하는 안전거래 시스템을 도입했다.
당근마켓에는 매너 온도 기능이 있다.
구매자가 판매자를 평가하는 일종의 에티켓 지수로, 매너 온도가 높을수록 믿을 만하고
친절한 판매자임을 예측할 수 있다.
N차 신상, 잘 팔고 잘 사는 법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만족할 만한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주의 사항을 지켜야 한다.
우선 거래에 있어서 예의를 갖춰야 한다.
상태가 너무 좋지 않거나 유통기한, 유효기간이 지난 상품을 판매하지 말아야 하고,
구매할 때도 판매자에 대한 예의를 지켜 입금이나 직거래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또한 중고 물품 거래는 상품의 상태에 따라 가격이 많이 달라지는 만큼 판매자는
상품의 상태를 알 수 있는 사진을 여러 장 찍어서 올리고,
구매자는 이 사진을 면밀히 살펴보고 구매해야 한다.
이는 판매 가능성도 높여줄뿐더러 나중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증거로 이용되기도 한다.
이처럼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가 새 제품을 거래하는 것만큼이나 꼼꼼하게 확인하고 서로 간의 배려를 잊지 않는다
면 건강한 순환형 소비문화를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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