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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 가이드
그럼에도, Analog

2021-01-27

글 강은영

 

 

모든 것이 쉬워진 세상, 쉽게 찍고, 쉽게 쓰고, 쉽게 듣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생활의 편리함이 높아졌지만,

마음 한편에 왜인지 모를 공허함이 자리 잡고 있다면,

낡은 것에서 오는 따스함과 정겨움이 그리운지도 모른다.

다소 수고스럽더라도 분명한 아날로그의 매력을 따라가 본다.

 

 

‘찰-칵’ 마음속에서 먼저 인화해보는
필름카메라
요즘 세상에 대부분의 사람이 카메라가 탑재된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찍고, 맡기고, 기다리는 번거로움을 즐기는 이들이 있다.

그 기다림이 주는 설렘과 두근거림은 절대 디지털카메라로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찍고, 바로 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곧장 휴지통으로 직행시키는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과 달리,

필름카메라는 셔터를 누를 때마다 신중해지고 사진 한 장도 허투루 버리지 못하게 된다.
필름카메라는 필름이 빛에 노출되는 것을 가장 주의해야 하는데,

대부분 모든 롤을 다 찍고 카메라에서 필름을 꺼내다가 빛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입문자에게는 필름이 자동으로 감기는 자동카메라를 추천한다.

 

 


오늘날의 필름카메라 필름과 카메라
기업의 대명사인 Kodak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계기로

제약사로 변신한다고 밝혀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에 시중에 판매되던 필름 가격이 삽시간에 상승하며, 특정 필름은 품귀현상을 빚어내기도 했다.

 

 

 

 

‘지-직’ 소리에 일렁이는 마음
LP
아무리 최신형 블루투스 이어폰이 출시됐다고 하더라도 유선 이어폰을 고수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성능 좋은 블루투스 스피커와 쉽고 편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마다하고

구하기도 어려운 LP와 턴테이블로 음악을 듣는 이들도 있다.

한 면의 플레이리스트가 다 돌아가면 LP를 뒤집어줘야 하고, 지직거리는 잡음이 섞여들려도,

티지한 감성을 물씬 느낄 수 있는 LP에는 분명한 매력이 있다.

LP를 즐기는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선명한 음질보다 지직거리는 잡음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세월의 정취가 아닐까.


오늘날의 LP
이문세, 이소라, 김현식 등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들의 지난 LP는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와도 같아서 부르는 게 값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서점이나 레코드샵 등 새 LP를 판매하는 곳도 많지만,

을지로나 충무로에 자리한 중고샵에서 우연히 보물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100원’이면 행복했던
오락실 게임기
“엄마 천 원만”하고 조르던 어린 시절, 그렇게 졸라 얻어낸 돈을 들고

오락실로 향하면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했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게임 속 캐릭터가 패배하면서 오락기에 들어간 동전이 속절없이

사라지는 모습에 좌절하며 오락실에서 희로애락을 배우곤 했다.

주위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을 수 있었던 다마고치와 문방구에서 팔던

아날로그 형태의 물방울 게임기도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추억의 게임기다.

줄줄이 출시되는 고사양 게임과 즐비한 PC방 가운데, 이제 오락실은 마주치면 반가운 장소가 되었다.

조이스틱으로만 느낄 수 있는 손맛과 감성에 아직도 많은 이들이 오락실 게임기를 찾고 있다.

 


 

오늘날의 오락실 게임기
오락실 게임기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를 발견한 기업들은 오락실에서의 추억을 되새겨볼 수 있는

레트로 복각 게임기를 출시했다.

과거 오락실을 풍미했던 ‘더 킹 오브 파이터즈’시리즈, ‘사무라이 쇼다운’ 시리즈, ‘메탈슬러그’ 시리즈 등

총 50종의 명작 게임을 탑재한 게임기와 책상 위에서 즐길 수 있도

실제 게임기의 1/6 크기로 줄인 미니 버전 등이 출시되어 레트로 게임 마니아들을 설레게 했다.

 


 

‘타닥-타닥’ 감성을 자극하는
타자기
타자기 하면 하얀 셔츠에 안경을 끼고 미간을 찌푸린 채 고뇌에 찬 작가가 떠오르곤 한다.

특히 글을 다루는 직업을 가진 이들이라면 타닥- 타닥 소리가 매력적인 타자기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을 것이다.

타자기는 무게도 무겁고, 오타가 하나라도 나면 종이를 갈고 처음부터 다시 쓰거나

수정 테이프로 고친 후 그 글자가 있던 위치로 돌아가 다시 글자를 쳐야 한다.

소리도 무척 커 과거 문서 타이핑이 많이 필요했던 곳의 타이피스트들은 난청을 달고 살았다고 한다.

이렇듯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타자기만이 가지고 있는 타건감과 감성을 자극하는 소리가

가진 매력은 이 모든 불편함을 감수할 만큼 충분하다.


오늘날의 타자기
타자기의 디자인과 키감은 그대로 옮겨왔지만, 사용은 훨씬 편리한 블루투스 키보드와 기계식 키보드 등이

출시되고 있다.

종이를 끼우던 자리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세워 놓을 수 있는 상단 스탠드가 배치되어 있고,

무게 또한 가볍다.
할리우드 배우 톰 행크스는 30년 동안 수백 대의 타자기를 수집했을 정도로 타자기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유명하다.

타자기를 두드리는 손의 움직임과 감촉을 통해 즐거움을 느낀다고 전한 그는 타자기에서 영감을

받은 소설 <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출시해 많은 이들이 잠시 잊고 있었던 타자기를 재조명하기도 했다.

 

 

 

2021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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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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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일 202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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