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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 Dynamite | 팬덤, 그 이상의 BTS 현상 |

2020-11-24

글 정영아

 

Like Dynamite
| 팬덤, 그 이상의 BTS 현상 |

BTS의 팬덤은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팬덤’이다. 아니, 팬덤 그 이상이다.
그들의 최근 타이틀곡처럼,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그래서 더욱 궁금한 ‘BTS 현상’이다.

 

 

아미는 어디에나 있다, ‘ARMY is everywhere’
1990년 초반 등장한 ‘서태지와 아이들’은 ‘문화 대통령’으로 불리며 한국 대중음악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음악적 완성도를 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 대중음악 시스템 자체를 바꿨다.

이후 대형 기획사 중심으로 아이돌이 등장했고, 이들은 강력한 팬층을 만들어 팬덤을 형성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국내를 넘어 해외로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케이팝 한류’의 출발이다.

지금 케이팝 붐의 중심은 누가 뭐래도 BTS다. 하지만 기존 케이팝 붐과는 흐름이 다르다.

출발부터 달랐고, 케이팝이라는 장르로만 한정하기에 BTS의 파급력은 너무 강력하다.

마치 지난 8월 발매하자 마자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HOT100 1위에 오른 ‘다이너마이트’처럼 폭발적이다.

원인은 여러 가지겠지만,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팬클럽인 ‘아미(ARMY)’다.

 

 

 

팬덤 넘어 국경 없는 공동체로 진화
BTS가 전 세계적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아미다.

아미는 세계 어디에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에 뻗어 있는 아미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혹자는 작은 국가를 만들 정도의 수라고 말한다.

2014년 공식 팬클럽을 만든 아미는 초기에는 여느 아이돌 팬클럽이 그러하듯 10~20대 여성 중심이었지만

현재는 남녀노소를 떠나 전 세계를 아우르는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을 갖고 있다.

활동 역시 남달라 정치-사회적인 영향력까지 펼치고 있다. 때문에 외신을 중심으로

 ‘팬덤을 넘어선 국경 없는 사회경제적 세력’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익히 알려졌듯 지난 6월, 아미가 주축이 된 케이팝 팬들은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선 유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당초 100만 명 이상 모일 것으로 예상한 유세장의 입장권을 팬들이 의도적으로 구매한 후

노쇼(예약후 가지 않는 행위)를 했기 때문이다. 이는 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명백한 정치적 표시였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BTS가 흑인 인권 기부 단체인 ‘BLM’측에 100만 달러 기부 소식을 전하자,

아미는 ‘매치어밀리언(#MatchAMilliion) 해시태그를 전파해서 8일만에 100만 달러 기부금을 모았다.

아무리 그 수가 많더라도, 세계 각지에 흩어진 팬들이 BTS 인기만큼이나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저력은 무엇일까? BTS 팬덤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SNS 환경의 진화와 다양한

직업군을 아우르는 팬층의 커리어를 꼽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BTS 팬 관련 계정은 크게 공식,

 번역, 동원, 통계, 지역 팬덤, 연구, 오리지널 콘텐츠, 기타 등 8개이며, 팬들은 이 조직을 기반으로

메시지를 신속하게 확산시킨다. 예컨대 BTS 관련 새로운 이슈가 나오면 번역 계정을 통해 동시에

 다양한 언어로 전 세계에 퍼진다.

즉, 번역 계정은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다양한 팬들이 소통할 수 있는 다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전문 커리어를 가진 팬을 중심으로 BTS 관련 콘퍼런스를 열기도 하고,

소외 계층을 위한 다양한 기부 활동도 펼치고 있다. 그들은 이러한 활동을 BTS의 메시지 구현이라고 말한다.

 

 

 

 

BTS 서사, 세계관이 되다!
지금까지 많은 팬덤 현상이 있었지만 BTS의 팬덤은 뭐가 다른 걸까.

『BTS The Review』 저자이자, 2014년 미국 데뷔부터 BTS를 연구해온 김영대 음악 평론가는

그 차이를 ‘그들만의 서사, 이야기, 가사’라고 말한다. BTS가 주는 메시지와 서사에 공감하면서 팬이 되었고,

그러한 마음이 행동으로 나타나면서 더욱 견고해진 것이다.

이는 아미를 자청하는 팬들의 인터뷰에서 잘 드러난다.

많은 팬들은 BTS 노래 가사를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고 아픔을 치유했다고 말한다.

“BTS가 자신의 인생을 바꿨다.”고 말하는 팬도 상당수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2018년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의

 BTS 유엔 연설은 전 세계 젊은 층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러한 공감대와 관련해서는 김영대 평론가의 『BTS The Review』 견해 일부로 갈무리한다.

 

BTS 음악과 현상의 본질은 결국 공감과 위로를 이끌어내는 ‘보편성’에서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 보편성은 기존의 방송 권력이 아닌 팬들과의 긴밀한 상호 작용을 통해서

그 파괴력이 거대하게 증폭되고 있다.

BTS와 그들의 음악이 채운 80%가 아미를 중심으로 대중과의 긴밀한 관계를 형성,

나머지 20%를 채워 온전한 ‘현상’이 되는 것이다.

BTS의 음악은 21세기 케이팝을 통틀어 가장 보편적인 힘을 가졌다.

메시지는 누구를 가르치는 느낌 없이 설득적이며, 자신 안의 어둠과

우울을 인정하면서도 패배주의로 나아가지 않는다.

BTS의 음악과 퍼포먼스가 가진 보편적인 매력은 청년과 기성세대를 화해시키는 힘이 있고,

다른 문화와 인종을 화해시킬 저력이 있으며, 서구의 미학과 한국적 가치를,

그리고 나와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화해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모두 어딘가를 향해 내가 하고 싶은 말만 소리 높여 외치는 이 시대에, 이제는 평범하다 못해

고약한 뉘앙스로 변질해버린 ‘소통’이라는 중요한 가치가 BTS의 속 깊은 음악과

아름다운 퍼포먼스에서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2020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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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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