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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문화를 잇는 도시, 하남

2020-05-27

 

역사와 문화를 잇는 도시, 하남

 

글 박진아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역사를 물려주고 싶은가?”

어제, 오늘 우리가 다져온 역사는 후대 아이들이 살아갈 터전이 될 것이다. 우리의 삶으로 본을 보일 때 다음 세대는 우리가 키운 열매를 수확하기 시작한다.


가나안농군학교 수료 후 단체사진

 

 

 

일가 김용기 선생의 가나안농군학교 개척사

 

 

1954년

경기도 광주(현재의 하남)에 4차 가나안농장 개척

지금의 경기도 하남시 풍산동 황산마을에 가나안교회를 세우고 그 안에 소생학교를 열어 영육부흥운동과 교육을 전개

 

1962년

제1가나안농군학교 설립

농민 및 사회지도자 양성

 

1973년

강원도 원주 5차 신림농장 개척

가나안농군학교(원주) 설립

 

 

일가 김용기 선생은 매일 새벽 4시에 ‘개척의 종’을 쳤다.


 

지속 가능한 공동체 건설을 위한 등불

 

미사, 위례, 감일신도시 개발에서부터 2023년 착공 예정인 교산신도시까지 하남은 신도시 개발을 통해 30·40대 젊은 층의 유입이 가속화되어 지금은 경기도 어느 시군보다 활기 넘치는 젊은 도시로 거듭났다. 또한 친환경, 기술혁신적인 요소들을 결합한 첨단복합도시의 면모와 백제문화의 향수를 간직한 역사·문화 도시의 특성이 조화를 이루며 원도심과 함께 성장하는 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노력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러한 하남의 진취적인 기상은 탁월한 시대 정신의 선각자 일가(一家) 김용기(1909~1988) 선생의 가나안농군학교의 시작과 이어진다. 김용기 선생은 “흙과 농촌을 지키라”는 선친의 유훈을 받들어 1931년 봉안 이상촌 운동을 시작으로 일제하에서는 농민 의식 개혁과 농촌 발전, 조국 광복을 위해 애썼고, 해방 후에는 1946년 제2차 삼각산 농장, 1952년 제3차 용인 에덴향을 개척하며 국가 발전의 토대를 이루는 농촌 지도자 육성과 인재 양성에 힘쓰며 기독교 신앙의 생활화 운동에 생애를 바쳤다.

공동체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시대적 요구와 맞물려 알찬 결실을 맺게 된 것은 1954년 제4차 개척지인 하남에서 시작된 가나안 농장시대의 일이다. 김용기 선생은 우리 민족의 정신을 일깨워 미래를 준비하고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인물을 길러내기 위해 1962년 현재 하남시 풍산동에 가나안농군학교를 설립했다. 근로·봉사·희생의 교육 이념을 토대로 협동과 단결을 강조하였다. 당시 산업화 초기 단계에 접어들었던 사회적 상황과 가나안의 교육이념에 공감한 지망자의 폭주로 개교 6년 남짓한 기간에 4만명에 육박하는 수료자를 배출하였다. 산업화 시대의 정신적 토대의 근간을 이루며 국민 정신 교육으로 승화하게 된다.

이렇게 가나안농군학교는 경제 발전과 정신 개혁의 필요성을 절감하던 당시의 어려웠던 시대를 밝히며 의식 개혁의 요람이자 새마을운동의 모태가 되었다. 농군학교 교육의 사회적 기여에 대한 평가가 확산되면서 국내외로부터 다양한 영예로운 상훈이 잇따르게 된다. 김용기 선생은 1966년 ‘막사이사이상(사회공익부문)’을 수상하였고 1973년에는 ‘인촌문화상’ 제1회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1988년 소천 후 ‘국민훈장 무궁화장’이 추서되었고 2019년에는 ‘하남시 발전 유공자’로 선정되었다. ‘첫 단추가 중요하다’라고 하지 않던가? 하남에서 시작된 가나안농군학교의 정신은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 건설을 위한 등불이 되어 우리의 앞날을 밝혀줄 것이다.



제1가나안농군학교

 

 

하남이 낳은 전통과 유산, 가나안농군학교

 

1962년 설립 이후 70만 명 이상의 수료생을 배출한 가나안농군학교는 날로 팽배해지는 개인주의의 피폐함 속에서 인성 교육의 중요성과 더불어 바람직한 인간상을 제시한다. 가나안농군학교의 ‘가나안’은 “가나안은 저절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아니었다” 라는 성경 구절에서 비롯한다. 그리고 “땅을 끊임없이 가꾸고 돌보면 옥토가 되지만 조금만 방심하면 황무지가 되어버린다”는 사상을 핵심으로, “백성이 스스로 주체가 되어 만들어가자”는 복민(福民) 사상으로 이어진다. 그동안 가나안농군학교를 거쳐 간 사람들은 매우 다양하다. 농부는 물론이거니와 정치인, 기업인, 공무원, 연예인, 의사, 법조인, 운동선수 등 직종을 불문하고 내로라하는 사회 인사들이 교육과정을 수료하며 가나안 정신을 배우고 자신을 바로잡았다. 김용기 선생은 가나안 교육이 가정과 사회에 뿌리내리도록 하기 위해 ‘가나안의 생활헌장’을 제정했는데 ‘온 인류가 요구하는 인물’, ‘우리 겨레는 이렇게 살자’, ‘우리의 생활 신조’ 등을 담고 있다. 이 중 ‘7대 강령’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는 역사의 동상이 되자. 둘째, 우리는 시대의

등불이 되자. 셋째, 우리는 선악의 거울이 되자. 넷째, 우리는 문화의 발판이 되자. 다섯째, 우리는 판단의 저울이 되자. 여섯째, 우리는 지식의 채찍을 가하자. 일곱째, 우리는 신앙의 불길을 일으키자. 이러한 이념과 사상은 바람직한 지역사회 건설 및 이상적인 공동체 유지에 바탕이 되는 것으로 이를 위해 가나안농군학교의 전통과 가치를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상호 하남시장은 지난해 9월 ‘하남시 승격 30주년 기념식’에서 “세계는

지금 물질적 풍요로움만 추구하는 성장 패러다임의 한계를 극복할 새로운 정신적 가치를 찾고 있는데, 가나안농군학교는 이미 오래전부터 근면·절제·성실·희생과 같은 인성을 교육함으로써 새로운 공동체 건설을 추구해왔다. 하남에서 가나안농군학교의 일가 정신이 더욱 널리 퍼져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등불이 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옛 가나안농군학교 교회당 모습


하남에서 해외로 뻗어가는 가나안 정신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끈 가나안농군학교의 교육 이념과 전통은 세계에서도 인정받아 각국에 전파되고 있다. 1962년 경기도 하남시에 제1가나안농군학교, 1973년 강원도 원주에 제2가나안농군 학교 설립 후 저개발 국가의 문맹과 빈곤 퇴치를 위해 해외로 영역을 넓혀 1991년에 방글라데시, 1997년에는 필리핀에 가나안농군학교를 설립하였으며 2001년 세계가나안농군운동본부(WCM)를 창립하였다. 현재 13개 국가에서 16개교의 농군학교가 운영 중이다. 전 세계 가나안농군학교 학생들은 가나안 정신을 그대로 이어받아 ‘나는 근로, 봉사, 희생을 최우선으로 하겠다.(I Work First, I Serve First, I Sacrifice First.)’를 한 목소리로 외쳤다.

낯선 이국의 땅, 언어와 피부색이 다른 그들은 가나안 정신으로 하나 되어 대한민국 발전의 역사를 구현해내고자 했다. 한 사람의 가나안 졸업생이 마을을 변화시키기 시작했고, 각자의 다짐들로 가나안 정신은 더욱 크고 강한 목소리가 되어 일가 정신이 전 세계로 전파되었다. 국제기아대책기구 전 회장인 랜들 호그 박사(Dr. Randall Hoag)는 가나안농군학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그동안 전 세계를 다니며 이와 비슷한 프로젝트를 수없이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가나안농군학교의 이념은 한 마을을 새롭게 발전시키는 데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가나안농군학교는 당신이 발전하려면 이것, 저것이 필요하다 말하지 않고 ‘당신의 마음과 정신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그러면 당신은 할 수 있다’라고 말하니까요.”

지금도 아프리카를 비롯한 동남아의 낙후된 지역들은 가나안 정신을 실천하며 보다 나은 내일을 꿈꾼다. 김용기 선생의 소천 1주기를 맞은 1989년에 일가 선생의 뜻을 알리고 계승, 발전시키고자 (재)일가재단이 설립되었다. 재단에서는 1991년에 ‘일가상’을 제정하여 김용기 선생의 정신을 실천하며 봉사하는 숨은 일꾼들에게 격려와 찬사를 보내고 있다. 2019년까지 농업, 산업, 사회공익, 청년 일가상 부문의 수상자는 총 74명에 이른다. 또한 재단은 일가사

상의 연구, 전파, 실천을 위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일가사상의 세계화를 구현하기 위해 ‘국경없는교육가회’와 함께 서아프리카의 최빈국 부르키나파소에 일가가나안회관을 건립하여 가나안의 교육을 통한 아프리카의 문맹과 빈곤 퇴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하남시는 옛 가나안농군학교를 복원하고 그 중 큰 교회당을 ‘일가도서관’으로 새롭게 조성해 시민들에게 개방·운영할 계획이다. ‘일가도서관’은 ‘생활 SOC 작은도서관 조성지원사업’ 공모를 통해 확보한 국비 9,800만원을 포함하여 총 사업비 6억 3,000만원을 투입해 조성된다. 하남의 작은 마을 한편에서 한 노인의 곡괭이질로 시작된 희망의 불씨는 ‘일가도서관’을 통해 앞으로도 오래도록 사람들의 마음에 남아 힘껏 타오를 것이다.

 

 

➊ 세계가나안운동본부(WCM) - 캄보디아 가나안농군학교

 

➋ 세계가나안운동본부(WCM) - 인도네시아 가나안농군학교

 

➌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일가가나안회관 교육 모습

 

 

 

일가도서관

 

역사공원으로 지정된 옛 가나안농군학교의 큰 교회당이 복원되면 ‘일가도서관’으로 운영된다. 가나안농군학교 건축물은 지난 2010년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역사성을 인정받아 보존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시는 총 사업비 6억 3000여 만원을 투입해 교회당을 도서관으로 리모델링해 2021년 8월 문을 열 계획이다.


주소 미사강변로 85, 20BL

개관 2021년 8월 예정

 

2020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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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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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일 202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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