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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플랫폼 ‘WITH’ 고신애 대표
뚝심 있는 그녀의 1% 비법
문화 플랫폼 ‘WITH’ 고신애 대표
글 박진아
백제의 첫 도읍지 하남, 그리고 백제로의 시간 여행을 돕는 고신애 대표.
그는 문화 플랫폼 ‘WITH’를 가동해 아이들과 청소년, 소외된 이웃을 하남의 역사와 문화를 안내해 왔다. 하남의 뿌리를 소통의 연결고리로, 문화의 힘을 행복의 원동력으로 삼아 그는 오늘도 달린다.
Q. 문화 플랫폼 WITH의 의미와 목적은?
A. WITH는 단어 그대로 ‘함께’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당신과 함께, 청소년과 함께, 지역과 함께한다는 마음에서 비롯한 것이죠. 또한 ‘We have Insight Through History’의 약자로, ‘역사를 통해 통찰력을 키운다’는 목적을 함축하고 있고요. 즉 저희는 문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문화를 통해 소통하는 플랫폼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WITH는 현재 하남시의 문화재를 활용해 향토 교육사업과 향토 문화사업을 진행 중이며, 더 나아가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기획하고 관광 프로그램과 상품을 개발함으로써 하남의 역사와 문화재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지역사회 공헌형’ 법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A. WITH는 보이는 그대로 소규모 단체이고, 비영리법인이라 지원금이 없습니다. 그래서 WITH의 모든 교육 콘텐츠는 희생과 봉사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역사교육을 진행하기 위한 지원금은 공모사업을 통해 조달하며, 그래도 부족한 부분은 저희가 개발한 관광 상품을 판매해 메우고 있죠. ‘역사 인문 학습 동아리’에서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그리고 현재는 ‘지역사회 공헌형’ 법인으로 성장했습니다. 이러한 저희의 노력이 이제는 많이 알려졌는지 작년 겨울 하남시청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역사, 과학, 예술의 융합 미래교육문화축제’가 지역 신문에도 크게 보도되어 사회적경제기업도 많이 참석해주셨습니다. 교육이란 게 끝이 없는 만큼 저희는 앞으로도 더 좋은 콘텐츠로 시민 곁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역사와 문화재를 알리고자 노력할 테니 관심 가지고 지켜봐주세요.
Q. 역사교육이라는 험지를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A. “문화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힘이 있다.” 김구 선생님의 말씀입니다. 하지만 시간과 마음이 있어도 문화에 접근하기란 사실 쉽지 않습니다. 통로 역할을 해주는 사람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오래전 경복궁에서 문화 해설을 할 때 그때 한 시각장애인을 만났는데, 그분이 제게 이런 질문을 하더군요. “경회루 물빛은 어떤가요?” 건물이 아닌 물빛에 대한 질문은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저는 당황해서 한 마디도 할 수 없었죠. 그 일이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역사를 통해 감동을 주고 비전을 제시하고 힐링을 줄 수 있는 문화 플랫폼을 소외된 계층을
비롯한 모든 이웃에게 전하면 어떨까?’라고 말이죠. 처음엔 단지 바람일 뿐이었는데,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여기까지올 수 있었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의 역사와 문화재가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도움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Q. WITH가 자체적으로 연구 개발한 프로그램을 소개하자면?
A. 지역 내적으로는 지역 자원을 활용해 향토 교육사업과 향토문화사업을 진행했습니다. 향토 교육사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역사와 인문 학습에 도움이 되는 교재, 교구 키트 체험 프로그램을 자체 제작했고, ‘하남청소년 문화기획단 우주(우리가 문화의 중심이다)’팀과는 함께 백제 루트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프로그램을 함께할 수 없는 소외된 장애 이웃과 청소년의 학습을 돕기 위해 ‘4차 산업 기술로 만나는 문화재’라는 주제로 3D프린터로 출력한 문화재를 체험하는 전시도 진행했습니다. 가까이 접근해 볼 수 없었던 문화재를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죠. 이는 ‘시각장애인 등 문화 소외 계층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없을까?’라는 생각에서 비롯한 것입니다. 그리고 아직 준비 단계이긴 하지만 아두이노 코딩을 접목하고 센서 기능도 첨부해 더욱 생생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중이며, 장애인복지관과 지역아동센터, 드림스타트의 신청을 받아 찾아가는 문화재 전시 및 체험 프로그램도 실시할 예정입니다. 지역 외적으로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외부 사람을 유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했습니다. 하남시를 관광자원화하자는 것이 주목적이었고 이를 위해 ‘하남역사문화시티투어’를 시행하기도 했습니다. 하남에는 국가지정문화재가 8개 있습니다. 하지만 단체 관람객을 태운 대형 버스가 접근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은데, 아마도 이러한 이유로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하남은 대표 유물이나 흥미롭게 보이는 형상이 없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하남의 문화재에 가치를 더하려면 스토리텔링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WITH에서는 버스가 들어갈 수 있는 광주향교와 이성산성의 경우 체험과 놀이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했으며, 버스가 들어갈 수 없는 곳은 ‘도보 여행’을 테마로 접근성 문제를 보완·발전시켰습니다. 당시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과 학부모들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남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나니까 하남시가 좋아졌어요”라고 말이죠. 정말 뿌듯했습니다.
Q. 앞으로의 바람과 비전은?
A. 2019년도에 사회적기업 육성가 사업에 선정되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고,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처음 가는 길이라 여전히 모든 게 어렵고 힘들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제게 힘이 되어준 것은 김구 선생님의 말씀이었습니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어지러이 걷지 마라. 오늘의 발자취가 훗날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앞으로 WITH는 지역 내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도모해나가는 동시에 하남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청소년 및 이웃, 소외 계층에게 하남의 역사와 문화를 전문적으로 전달해 올바른 역사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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