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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수업의 빛과 그림자 보고 싶다 얘들아!

2020-05-06

글. 임도현

 

온라인 수업의 빛과 그림자

보고 싶다 얘들아!

© 연합뉴스

 

오전 8시 50분이 되자 학생들이 각자 컴퓨터를 켜고 온라인 클래스에 접속한다.

조회, 출석 체크, 수업은 물론 실습까지 원격으로 진행되는 신기하고 낯선 경험, 온라인 개학의 이모저모를 담아봤다.

 

기술적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교사들

온라인 개학 하루 전인 지난 4월 8일. 각 학급 교무실에선 개학에 대비해 교사들이 수업 자료 준비에 한창이다. 하지만 예년에 비해 크게 달라진 모습이 있다면 평범한 교보재 준비가 아닌 ‘슬라이드 제작’, ‘대본 쓰기’, ‘녹음’, ‘영상 녹화하기’ 등 인터넷에 올릴 콘텐츠를 만드느라 여념이 없다는 것. NG를 반복해가며 밤늦게까지 수업 동영상을 녹화하느라 교사들의 얼굴엔 피곤함이 가득 묻어났다.

온라인 수업 준비는 개학 이후에도 계속됐다.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을 포함해 모든 중고생이 일제히 개학을 맞은 지난 4월 16일, 교사들의 표정에는 자못 비장함마저 서렸다. 개학 전 2주 동안 온라인 수업 시범학교로 선정된 하남고등학교의 정봉교 교사는 “처음에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교사들이 빠르게 적응하며 콘텐츠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게 됐다. 또 아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도 적재적소에 편집하는 등 이제 제법 익숙해졌다”라고 말한다.

미사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김미경 교사는 “평소 대면 수업을 할 때는 1시간 수업을 위해 2~3시간 정도 준비했는데, 온라인 수업은 꼬박 10시간을 매달려야 하거나 심지어 이틀이 걸릴 때도 있다”라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업로딩한 콘텐츠를 보면 간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대면 수업에 익숙한 교사들이 하루 아침에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준비하다 보니 많은 기술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IT에 능통한 젊은 교사들이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동료에게 도움을 주거나, 학교 자체적으로 꾸린 TF팀이 교육부와 소통해가며 온라인 수업을 위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고. 김미경 교사는 “학년별로 컴퓨터 활용 능력이 뛰어난 젊은 교사 여섯 명을 뽑아 TF팀을 만들고 난관을 하나하나 헤쳐나가는 중”이라며 동료 교사들의 업무 능력과 책임감을 칭찬하고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오전 8시 50분이 되자 학생들이 각자 컴퓨터를 켜고 온라인 클래스에 접속한다. 조회, 출석 체크, 수업은 물론 실습까지 원격으로 진행되는 신기하고 낯선 경험, 온라인 개학의 이모저모를 담아봤다.

 

 

코로나19 위기 속 ‘IT 특수’

한편,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스마트 기기를 구입하려는 붐이 일기도 했다. 수업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학교에서는 방송 장비를 새로 구입하고, 학생들은 이참에 오래된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새로 장만하기 위한 구매 열풍이 빚어진 것이다. 인터넷 쇼핑업체인 ‘W’사에서는 지난 3월부터 웹캠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987%나 폭증하며 30배 이상 늘었고, 여기에 온라인 강의에 필요한 캠코더(796%), 삼각대(699%), 방송용 마이크(68%)의 매출도 수직 상승했다고 한다.

학생들이 구입한 물량도 만만치 않다. 같은 기간에 노트북(44%), 태블릿 PC(41%), 모니터(54%) 매출이 늘어나는 등 코로나19의 여파로 모든 산업이 마이너스 성장을 피할 수 없는 가운데 짧은 시간이나마 온라인 개학이 IT 시장의 특수를 이끌어내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다.

 

 

 

디지털 소외 계층을 위한 하남시 지원

온라인 개학이 본격화되자 원활한 수업 진행을 돕기 위한 여러 행정 조치도 이어졌다. 하남시는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의 수요조사를 통해 관내 학교에서 웹캠, 핀마이크, 스피커, 공유기를 비롯한 방송 장비와 노트북, 태블릿 PC 등 온라인 학습 기자재가 부족한 것으로 파악되자 관내 전산교육시설 개방 및 학교별 장비 구입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또한 하남시청 복지정책과 직원들은 ‘2019년 기초생활보장분야 우수 지자체’로 선정되어 받은 포상금 1천만원을 온라인수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층 초·중·고등학생 13명에게 노트북을 구입·전달하는 데 사용하여 감동을 전하고 있다.

하남시는 다문화가정을 위한 번역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개학으로 수많은 교과과정에 대한 정보가 홈페이지 등을 통해 다량 전달됨에 따라 한국어에 취약한 다문화가정은 준비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하남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및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이 협업하여 번역이 필요한 가정통신문을 베트남어 등 3개 언어로 번역해 전달하고, 온라인 학습 준비에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가정에는 다문화 서포터즈의 전화 상담 등을 지원하고 있다.

 

 

 

 

효과적인 온라인 학습법

온라인 원격 수업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요령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모여 있는 단체 카톡방 여기저기서 온라인 수업의 학습 효과를 끌어올리는 노하우를 묻는 글들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정작 온라인 수업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평소 성실함과 꾸준한 자기 관리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컴퓨터 앞에서 모든 정보를 얻어야 하는 만큼 학생 스스로 학습을 조절하는 능력, ‘기본에 충실한 태도’가 바로 온라인 개학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핵심 요소다.

온라인 수업에 적응하기 위한 첫 번째 포인트는 ‘철저한 예습’이다. 온라인 수업은 대면 수업보다 집중하기 어렵기 때문에 평소와 같은 예습만으로는 수업 효과를 보기 어렵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선행학습을 하면 본 수업에서 흥미를 잃을 수 있으므로 그날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골라 한 번 더 반복해두는 것이 좋다.

두 번째는 ‘과제에 충실하기’다. 원격 수업은 교사가 학생의 전반적 수업 태도를 확인하기 어려우므로 출석이나 과제 유무 등 확인 가능한 범주에서 학생의 수준을 체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학생들은 ‘선생님이 알아서 성적을 매겨주시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에서 벗어나 더욱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과제를 제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세 번째는 ‘유해 프로그램 차단’이다. 인터넷을 하다 보면 유해 사이트를 비롯해 광고, 메신저, 쇼핑, 뉴스, 게임 등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함정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아무리 공부 잘하는 우등생이라 할지라도 컴퓨터 앞에 앉아 있으면 이런 것들에 시선을 빼앗기지 않을 수 없다. 수업에 임하기 전, 수업 화면 외에 모든 브라우저를 닫아놓자.

마지막 네 번째는 ‘철저한 복습’이다. 복습은 대면 수업·온라인 수업을 불문하고 권장하는 공부 방식이다. 특히 온라인 개학과 함께 복습을 강조하는 것은 온라인 수업의 특성상 수업이 끝난 후 대면 수업에 비해 망각의 정도가 더 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단점으로 인해 온라인 수업은 대면 수업보다 자기 주도 학습이 더욱 요구된다.

 

 

 

 

 INTERVIEW 

 

“하루빨리 학생들을 보고 싶어요”

미사고등학교 김미경 교사

아이캔노트를 활용해 원격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PPT 화면을 띄워놓고 제 목소리를 더빙하며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데요, 온라인 개학 후 좋아진 점이 있다면 늦잠 자던 아이들이 출석 시간에 맞춰 일찍 일어나게 됐다는 거예요. 원격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이 제대로 과목을 수강했는지 참여 시간과 과제물 제출 여부를 점검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확인이 안 되면 아이들한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불편한 점은 없는지 물어보고 있습니다. 학교에 출근하면 방학 때 혼자 일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빨리 학교에서 아이들의 밝은 얼굴을 보고 싶네요.

 

 

 

“텅 빈 운동장을 볼 때마다 아이들이 그립습니다”

하남고등학교 정봉교 교사

처음에는 ‘온라인으로 음악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기도 했는데, 지금은 원격 수업이 익숙해지면서 ‘이런 방식으로도 할 수 있구나’ 하고 놀랄 때가 있어요. 출석 확인을 시작으로 20분 분량의 동영상을 편집해 올리면 학생들의 질문과 문제 풀이 등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업 후엔 단톡방을 통해 부모님들의 의견을 구하면서 개선책을 찾고 있어요. 아이들에게 지식 전수뿐 아니라 인성도 가르쳐야 하는데, 텅 빈 운동장을 볼 때마다 아이들이 그렇게 그리울 수가 없어요.

 

 

 

“모니터 뒤에서 아이들의 건강을 걱정해요”

하남고등학교 최란 교사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경기도보건교사회에서 제작한 콘텐츠를 아이들에게 전송하고 있습니다. 보건교사로 25년 동안 재직하며 사스를 비롯해 신종플루, 메르스 등 많은 전염병을 겪어왔는데요, 예전에는 학생들이 마스크를 써야 하는 이유를 인식하지 못했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보건 의식이 많이 높아진 것 같아 조금은 마음이 놓입니다. 보건교사는 학생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위생 습관을 가르치는 일을 해요. 보건교사로서 학생들이 몸 건강히 잘 지내고 있는지 매일 걱정이 됩니다.

 

2020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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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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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일 202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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