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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듯 마음을 전하는
R&B라는 언어
1940년대 미국 흑인 사회에서 탄생한 R&B는 리듬의 흥겨움 속에 블루스의
정서와 세련미를 품고 발전한 장르다. 현재도 전 세계 대중음악의 중심에서
새로운 형태로 꾸준히 변주되고 있는 R&B의 매력 속에 빠져 본다.
글. 편집실


흑인 사회의 현실을 반영한 음악
R&B는 리듬 앤 블루스(Rhythm and Blues)의 약자로,
이름 그대로 리듬의 흥겨움과 블루스의 감성을 동시에 지닌 장르다.
1930~40년대 미국에서 시작된 R&B는 당시 흑인사회의 정서와 현실을 반영한 음악이었다.
이 시기 레코드 산업은 흑인 음악을 ‘레이스 뮤직(Race Music)’이라는 차별적인 용어로 분류했는데,
1949년 미국 빌보드 잡지가 이 용어 대신 ‘리듬 앤 블루스’라는 이름을 사용하면서
오늘날의 R&B가 공식적인 장르로 정착하게 되었다.
이후 1950~60년대에는 레이 찰스, 샘 쿡, 제임스 브라운 같은 거장들이 등장해 영혼(soul)과
리듬이 결합된 소울 음악으로 발전시켰다.
이들의 음악은 흥겨운 멜로디 속에 인종차별, 사회적 불평등에서도
자유를 갈망하던 시대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1970년대에 들어서며 R&B는 전자악기와 신시사이저의 도입으로 사운드가 한층 세련되어졌다.
마빈 게이, 스티비 원더 등의 아티스트들이 리듬과 멜로디를 정교하게 조합해 대중적이고
감성적인 음악으로 확장시켰다.
특히 1990년대에는 보이즈 투 맨, 휘트니 휴스턴 등 수많은 가수가 R&B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이 시기의 R&B는 부드럽고 세련된 보컬, 감각적인 하모니,
사랑이나 사람 간의 관계를 주제로한 대중적인 가사로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시대를 넘어 사랑받는 진정성
이 장르의 가장 큰 특징은 리듬의 그루브와 감정의 표현력이다.
단순히 가사를 읊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리듬을 타고 흐르듯 감정을 전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컬의 미묘한 비브라토, 음과 음 사이의 숨결, 절제된 여백 속에 드러나는 감성이
곧 R&B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감정의 진정성으로 승부하는 음악이다.
오늘날에도 R&B는 여전히 진화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비욘세, 앨리샤 키스, 어셔와 같은 아티스트들이 팝과 힙합의 요소를 결합한
컨템포러리 R&B를 이끌었다.
최근에는 H.E.R., 다니엘 시저, 칼리드 등이 감각적인 사운드와 따뜻한 감성으로 새로운
세대를 대표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딘, 크러쉬, 태연 등 다양한 뮤지션들이 자신만의 감성으로 R&B를 재해석하며
세대에서 세대를 이어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도 R&B가 사람의 감정에 중심을 둔 음악이라는 점은 변치 않았다.
인간이 느끼는 외로움과 사랑, 그리움과 열정을 리듬 위에 솔직하게 풀어낸 언어이기 때문이다.
R&B는 한때 흑인 사회의 정서를 담은 음악이었으나 이제는 국경과 언어를 넘어 누구에게나
공감을 건네는 음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오늘 귀갓길에 마음에 드는 곡 하나쯤 골라서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해 보자.
부드러운 리듬과 진정성을 담은 호소력 짙은 보컬, 마음을 움직이는 멜로디와 가사가 마음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R&B 음악이 색다른 기분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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