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별보기
달콤쌉쌀한 초콜릿,
이제 金콜릿?
초코플레이션
편의점에서 무심코 집은 초콜릿이나 과자 가격이 비싸 깜짝 놀란 적 있는가.
작은 초콜릿 칩 하나에도 세계 경제의 그늘이 드리운 지금,
우리는 초코플레이션(초콜릿+인플레이션) 시대에 살고 있다.
글. 편집실

나날이 오르는 초콜릿 가격
초콜릿 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를까? 금색 껍질에 싸인 판 초콜릿,
까만 초콜릿 시럽이 듬뿍 올라간 아이스크림, 초콜릿으로 겉면을 코팅한 막대 과자,
코코아가루가 가득 뿌려진 티라미수 케이크, 오독오독 씹히는 카다이프 면과 피스타치오가
어우러진 두바이 초콜릿까지. 초콜릿은 다양한 모습으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디저트다.
그런데 요즘 들어 초콜릿이 들어간 제품 모두 피부에 와닿을 만큼 가격이 크게 올랐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으로 초콜릿 가격은 전년 대비 21.2% 상승했다.
약 16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초콜릿의 원재료인 카카오 수입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인데, 그 탓에 초콜릿이 함유된 제품 중에 가격이 오르지 않은 것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의 상품가격 모니터링에 따르면 카카오 가격은 2022년 7월에서
2024년 2월 사이 무려 136%나 급증했다. 또한 선물시장에서 톤당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만 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가를 갱신했다.
카카오 가격이 상승하면서 초콜릿을 제조할 때 필요한 설탕 등의 가격도 함께 상승했고,
빵이나 케이크 등 각종 디저트 가격도 줄줄이 오르며 초코플레이션이 소비자 지갑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이처럼 초코플레이션은 카카오가 함유된 과자, 케이크,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이 함께 올라 사회 전반의 물가 상승을 유발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초콜릿의 달콤쌉쌀한 그늘
카카오의 가격이 오른 이유는 이상기후와 관련이 있다.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나무는 기후 변화에
민감하며 최저 기온이 섭씨 16도 이상인 환경에서 잘 자라 적도 부근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주로 재배된다.
그런데 지난 2023년 서아프리카에 엘니뇨 현상에 따른 폭우가 내리면서 카카오나무에 곰팡이병이
발생해 생산량이 급감했다. 이상기후로 인한 폭염과 가뭄도 카카오 재배에 막심한 피해를 줬다.
세계 카카오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하는 가나, 코트디부아르, 나이지리아 등 서아프리카
지역의 농가에 대한 열악한 지원도 카카오의 생산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생산량이 줄어들어 공급 부족이 지속되자 카카오의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국내 제과업체들도 초콜릿을 주재료로 사용한 제품 가격을 8~12% 가량 인상했다.
외국의 유명 제과업체들도 제품의 용량이나 초콜릿 함량을 대폭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가격은 유지하고 제품의 용량·크기·품질 등을 낮춰서 판매하는 것)으로 초코플레이션에
대처하고 있다.
일상에 달콤한 위안을 선사하곤 하는 초콜릿은 가벼운 마음으로 편하게 즐기는 디저트였지만,
머지않아 귀한 식재료 대접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초코플레이션은 그저 초콜릿을 좋아하는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주머니 속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식품산업의 불균형 문제를 동시에 보여주는 거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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