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하남

여름의 책

할머니와 손녀가 함께한 여름날의 추억들

‘무민 시리즈’의 작가로 알려진 토베 얀손의 소설책. 작은 섬에 사는 할머니와 소피아가 삶의 

다양한 주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할머니가 이미 지나온 인생의 경험 속에서 깨달은 지혜를 

아직 소피아는 알지 못한다. 

그래서 ‘지옥은 절대 없을 것’이라든지, ‘사랑은 줄수록 돌려받지 못하지만 그래도 계속 사랑해야 한다’고

순수한 마음으로 말한다. 이제 막, 인생의 여름을 시작하려는 손녀에게 전해진 할머니의 사랑과 지혜의 

깊이를 헤아려 보자.

당신이 오려면 여름이 필요해

사라진 것들을 오래 기억하려는 마음

200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2014년 『배가 산으로 간다』를 펴낸 민구의 두 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45편의 시를 통해 일상에서 발견되는 여백의 한적한 외로움을 그려낸다. 

사라진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가 많은데 마냥 쓸쓸하고 슬프지는 않다. 

미지근한 바람이 부는 여름날, 이 시집과 함께 조용한 공간에 앉아 기다렸으나 오지 않았던 마음들, 

머물렀다가 떠난 것들을 가만히 떠올리고 오래 추억해 보길 바란다.

얼토당토않고 불가해한 슬픔에 관한

1831일의 보고서

“시간은 걸리겠지만 영원한 밤이란 건 없을 테니까”

이 이야기는 작가가 우연히 들었던 라디오 속 사연에서 시작됐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동생을 잃어버리거나, 딸의 병실을 지키고 있는 아버지 등 받아들이기 

어려운 인생의 비극을 맞닥뜨리고도 어떻게든 일상을 이어간다. 

그리고 “불행이 다가오면 반응하지 말고, 최대한 모든 것을 그대로 지속하는 거야”라고 말한다.

이들은 알고 있다. 슬픔을 견디고 나아가면, 모두 소수로만 이루어진 ‘1831’이라는 숫자처럼 절대 

쪼개지지 않는 단단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는 사실을.

안녕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건네는 따스한 인사

광활한 우주 공간을 배경으로 소시지 할아버지와 그의 친구인 개의 이야기가 한편의 아름다운 시처럼 

펼쳐지는 작품이다. 특히 소시지 할아버지의 탄생부터 할아버지와 개의 만남과 이별 

그리고 사후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통해 살아가며 누구나 겪는 희로애락을 강렬하게 표현하고 있다.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던 이들에게 따스한 위로와 깊은 감동을 주고, 우주 공간에서 벌어지는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상상력을 키워 준다. 만남과 이별을 뜻하는 인사말 ‘안녕’에서 모티프를 얻은 

이 그림책을 통해 만남의 즐거움과 헤어짐의 성숙함을 배우는 시간을 가져 보자.

별별마을의 완벽한 하루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은 모두 어디로 가는 걸까?”

24시간 환하게 불을 밝히고 날마다 새로운 물건들을 진열하는 별별마을. 

모두가 바쁘게 살아가는 별별마을 옆엔 아무도 찾지 않는 깜깜한 숲이 있다. 

깜깜한 숲에는 사람들이 잃어버린 것들이 모여 자신을 다시 기억해 주길 바라며 살아간다.

어느 날 주인공 용이는 사라진 외투를 찾고자 이 숲으로 모험을 떠난다. 

모험 중 개성 넘치는 친구들을 만나 외투를 찾는 방법을 배우는데 이는 ‘잃어버린 것들을 잊지 않는 것’.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물건을 쉽게 버리고 잊지 않는지 생각해 보자

비밀의 무게

각자 간직한 비밀의 무게를 통해 성장해 나가는 아이들

이 책은 울적할 때마다 창밖의 남산 타워를 바라보는 찬이,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함께 지내는 유나, 

바쁜 엄마 대신 할아버지의 돌봄을 받는 승모, 이 세 주인공이 각자 품고 있는 비밀의 무게를 견디며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동화적 상상력과 함께 그려낸다. 

또한 친숙해서 눈에 잘 띄지 않았던 존재인 남산 타워, 병을 앓는 할머니, 돌봄 노동을 수행하는 

할아버지를 통해 아이와의 교감을 아름답게 풀어낸다. 

세 편의 환상적인 이야기를 읽으며 나 홀로 간직한 비밀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귀기울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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