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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자리 학습 공간
모두가 특별해지는 소극장 - 하남단막극장

2022-07-27

 

하남시청역 인근, 가게와 가정집이 늘어선 길가로 사람들이 무심히 걷는다. 

딱히 특별한 것 없어 보이는, 평범한 삶이 가득한 거리.

하지만 이곳에 사람들을 꿈꾸게 하는 마법 같은 공간이 숨어 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 

그 모습이 달라 보일 것이다. 

일상에 꿈과 설렘을 선물하며 하남 시민들의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 소극장. 

하남단막극장을 찾았다.


글 정희화 사진 봉재석

 

 

열정으로 꾸려온 공간

하남단막극장은 2010년에 지금의 자리에 문을 열었다. 

금동현 예술감독의 눈동자가 과거를 훑는다.

“그때 하남은 연극 불모지였습니다. 극단도, 연극장도 없었어요. 

원래 동아리들을 위한 연극단 연습실이었습니다. 

그러다조명이 들어서고, 객석과 무대가 만들어지면서 조금씩 지금의 모습을 갖춰갔죠. 

그러던 게 벌써 12년 차 극장이 됐네요.”

이곳에서 금 감독과 김옥분 시소리 대표는 스무 개의 작품을 함께했다.

“2011년부터 함께 작품을 올렸습니다. 매해 한두 작품씩 꾸준히 했고, 지난주에도 공연이 있었어요.”

둘은 십 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합을 맞춰왔다. 

김 대표가 극을 쓰고 배우들을 모으면, 금 감독이 연출을 담당하며 출연진 연습을 진두지휘한다. 

금 대표는 지금까지 극장을 운영해 올 수 있었던 이유로 김 대표의 열정, 그리고 둘의 협업을 꼽았다.

“민간 극장을 운영한다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관객 동원도 힘들고 배우도 모아야 하죠. 

어떻게든 작품을 올리겠다는 의지로 꾸준히 활동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경제적 문제 등 소극장 운영의 어려움을 감수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구리나 의정부, 포천, 남양주처럼 소극장이 없는 지역도 많습니다. 

다행히 우리 극장은 김 대표님이 매번 극을 쓰시고 사람을 모아 배우진을 꾸려주신 덕분에 

12년 동안 공연을 계속해올 수 있었습니다.”

 



특별한 순간을 만드는 공간 

하남단막극장을 특별하게 만드는 특징은 또 있다.

20회 공연 동안 극의 배역 대부분을 시민 배우들이 맡아왔다는 점이다. 

금 감독에 따르면 지금까지 극장을 거쳐 간 시민 배우들만 100명이 넘는다. 

부분 하남 시민들로, 이전까지는 연기를 전혀 해보지 않았던 사람들이다. 

김 대표는 연극 무대에 서 보지 않은,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시민들을 모아 배우로서 무대에 설 기회를 제공했다.

지난 7월 9일 열렸던 한성백제 역사 부활 시리즈 1탄, 《나라를 세우다》 연극에서도 여러 

시민 배우들이 활약했다. 

주인공 소서노 역할을 맡았던 김진영 씨 역시 이날 데뷔한 시민 배우다. 

그는 이번 경험이 정말 특별했다고 말한다.

“얼떨결에 시작해서 주인공까지 맡게 됐는데, 연습하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의상, 무대 화장, 조명까지 모두 처음 경험하는 것들이었고 특별한 추억이 됐어요. 

마지막에 관객들 박수 소리가 들릴 때 정말 기뻤고, 끝났다는 게 아쉬웠습니다.

다시 캐스팅되면 언젠가 또 해보고 싶습니다.”

금 감독은 평범한 사람이 이렇게 한 명의 시민 배우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는 게 뿌듯하고 즐겁다.

“무대에 서는 순간부터 그 사람은 배우입니다. 

처음부터 잘 할 수는 없지만 배워 나가면 되죠. 그걸 돕는 게 연출의 역할이기도 하고요. 

배역을 이해하는 법부터 발음까지 하나하나 가르칩니다. 

그렇게 시민 배우들이 배우고 발전해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모두에게 열린 공간

하남단막극장은 2021년 별자리 학습 공간으로 지정됐다. 

그 뒤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여러 활동을 진행했는데, 

낭송 수업을 하거나 낭송회를 열기도 했다. 

최근에는 ‘우리도 배우처럼, 리어왕 낭독’이라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낭독 공연도 진행했다.

“이제 대면 모임이 가능하니‹리어왕›이라는 고전을 읽고 나누는 데에 그치지 않고, 

낭독회로 무대에 올려보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에 진행하게 됐습니다.”

김 대표는 이날 공연으로 새로운 시민 배우 다섯 명이 탄생했다며 웃었다.

“아주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참가한 분들 모두 감동했다며 참 좋아하셨어요. 

이런 활동이 앞으로 더 많아지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공간주인 금 감독은 하남단막극장이 누구나, 언제든 활용할 수 있는 ‘자유롭고 구속 없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여기서 꼭 연극만 하는 건 아닙니다. 예전에는 음악 공연도 했고 무용팀이 활용하거나, 

미술 작품을 전시한 적도 있지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는 동안 하남단막극장 역시 어려움을 겪었다. 

공간 운영과 활용이 힘들어지면서 공연 활동이 위축되고. 공연 횟수도 줄었다. 

그래도 극장은 지난 12년간 그래왔듯 꿋꿋이 그 자리를 지켰고, 

이제 다시 예술인들과 하남 시민들을 만나길 기다리고 있다.

“무언가를 표현하고 발표하고자 하는 분들이 언제든 활용할 수 있는 공간, 

턱이 없고 장벽이 없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장르를 불문하고 이 공간을 활용하고자 하는 분들은 누구나, 언제든 환영합니다.”

 

 

하남단막극장 이용 안내

운영 기간/시간: 사전 문의

주 소 : 하남시 하남대로784번안길 10

가능 인원: 15명 내외

대여 장비: 공간 내 장비 사용 가능 (음향, 조명은 문의)

이용 문의: 010-5272-0850

 

 

 

2022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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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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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일 202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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