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별보기
글 박예나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그날그날 다르게
내린다는 ‘눈’
겨울의 가장 큰 묘미는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어
동화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눈’일 것이다.
하지만 눈도 때에 따라서는 길을 진창으로
만드는 천덕꾸러기가 되고, 느닷없이 얼음 알갱이로
쏟아져 알밤을 먹이기도 한다. 이게 모두 온도와
습도에 따라 눈의 형태가 달라지는 탓이다.
형태에 따라 이름도 다르다.
이달에는 날마다 다르게 내리는 눈의
이름을 찾아주고, 아름다운 순우리말이 유독
눈에 많이 담겼다는 사실에도 주목해봤다.

낮은 온도에 수증기가
단단히 달라붙으면 비로소 ‘눈’ 결정
눈은 기상학적으로 구름에서 떨어지는 얼음의 결정 현상을 일컫는다. 비도 구름 알갱이가 모여서 만들어지기는 하지만, 눈과는 좀 다르다. 구름을 이루고 있는 물방울들이 온도가 낮아지면 얼음 알갱이가 되는데, 이 얼음 알갱이에 수증기가 달라붙으면 점점 커지고 무거워져서 땅으로 떨어지며 눈이 된다. 온도가 지나치게 떨어도 눈이 되지 못한다. 대기 중에 포함돼 있는 수증기 양이 급격히 적어지기 때문이다. 눈 결정의 크기와 모양은 구름의 온도와 습도에 의해 결정된다. 구름 속 공기의 온도가 낮고 습도가 높을수록 더 복잡하고 정교한 모양이 탄생한다. 눈 결의 크기는 보통 2mm 정도며 흔히 알고 있는 육각형의 별 모양 외에도 바늘 모양, 기둥 모양, 장구 모양, 둥근 모양, 불규칙한 입체 모양 등 3천 종이 넘는다.
시기, 내리는 형태, 결정의
크기를 반영한 눈의 이름들
눈의 종류는 눈 결정의 모양에 따라 나뉜다. 대표적으로 몇 개만 살펴보면,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함박눈’은 눈 결정들이 달라붙고 또 달라붙어 큰 눈송이로 형성된 경우다. 함박눈은 영하 15도 정도의 상대적으로 따뜻한 공기에서 만들어진다. 지름 5mm~10cm 정도의 크고 단단한 얼음 덩어리가 떨어지면 ‘우박’이라 이르고, 이보다 작게 약 2~5mm 크기의 쌀알 같은 눈이 떨어질 때는 ‘싸라기눈’이라 한다. 싸라기눈은 영하 30도 이하의 찬 공기에서 형성되며 기둥 모양의 결정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미세한 결정으로 이뤄진 ‘가루눈’은 전혀 뭉쳐지지 않는 건조한 가루 형태의 적설을 말한다. 대체로 기온이 낮고 바람이 강한 날씨에서 나타난다. ‘날린 눈’은 쌓인 눈이 세찬 바람에 높이 날려 심한 경우 온 하늘을 덮고, 해를 가려 버리는 현상을 뜻한다. 이외 그 해 겨울에 처음 오는 눈은 ‘첫눈’, 설날에 오는 눈은 ‘설눈’, 새벽에 내리면 ‘새벽눈’, 밤에 내리면 ‘밤눈’, 봄에 내리는 눈을 ‘봄눈’이라 하고, 그 해 봄에 마지막으로 내리는 눈은 ‘마지막눈’이라 칭한다.

순우리말의 눈
발등눈 발등까지 빠질 만큼 많이 내린 눈
가랑눈 잘게 조금씩 오는 눈
눈발 눈이 힘차게 죽죽 내리는 모양
포슬눈 가늘고 성기게 오는 눈
소나기눈 갑자기 세차게 쏟아져 내리는 눈
잣눈 한 자쯤(30cm가량) 내린 눈
눈보라 거센 바람에 휘몰아치며 내리는 눈(시각적)
싸라기눈 쌀알처럼 내리는 눈
눈설레 눈보라와 함께 찬바람이 몰아치는 현상(촉각적)
가루눈 가루처럼 흩날리는 눈
눈 갈기 말의 갈기처럼 휘날리는 눈보라
복눈 소리 없이 소복소복 내리는 눈
숫눈 눈이 내린 후, 쌓인 그대로의 깨끗한 눈
떡눈 물기를 머금고 있어 척척 달라붙는 눈
살눈 바닥을 살짝 덮을 정도로 얕게 쌓인 눈
묵은눈 눈이 쌓인 후, 서로 달라붙어 오랫동안 녹지 않고 얼음이 된 눈
자국눈 겨우 발자국이 생길 만큼 적게 내린 눈
눈꽃 나뭇가지 위에 꽃이 핀 것처럼 얹혀 있는 눈
마른눈 비가 섞이지 않고 내리는 눈
진눈깨비 비와 섞여 내리는 눈
눈석임 쌓인 눈이 속으로 녹아 스러짐
풋눈 겨울에 들어서면서 조금 내린 눈
함박눈 굵고 탐스럽게 온 눈
쇠눈 눈이 내린 후, 쌓이고 다져져서 잘 녹지 않는 단단한 눈
길눈 한 길(사람의 키 정도)이나 될 정도로 많이 쌓인 눈
도둑눈 밤새 몰래 내린 눈
여우눈 햇볕이 나는 중에 잠시 오다가 그친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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