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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샐러드
나이답게가 아니라 나답게 나이 드는 법

2021-08-24

글 이선영

 

나이답게가 아니라

나답게 나이 드는 법

 

세월의 흐름은 누구에게나 찾아오고, 시간은 우리를 한곳에 머무르도록 두지 않는다. 누구나 원하지

않아도 먹게 되는 것이 나이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었다고 관조하며, 다 내려놓은 듯 무기력하게

‘나이 듦’을 받아들여야 할까. 현재의 나이와 상관없이 나이 듦에 중요한 것은 ‘나답게 사는 것’이다.

 


 

숫자의 무게에서 자유로워져 나답게

‘나도 이제 나이가 들었구나’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나잇살 때문에 얇은 옷을 입는게 부담될 때, 출근길 계단을 오를 때마다 숨이 헉헉 차오를 때, 거울에 비친 얼굴에서 깊게 팬 팔자 주름을 발견할 때. 난데없이 찾아온 신체적 변화가 당혹스럽긴 해도 흐르는 세월 앞에선 속수무책일 뿐이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찾아오는 나이 듦을 어 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사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그만큼 세월의 지혜와 깊이, 연륜이 쌓였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나이 들어 깨달은 것들이 오히려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고, 나다운 나이 듦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계속해서 고민하게 만든다. 앞만 보고 내달리며 자신을 채찍질하던 30~40대와는 달리 50 이후의 삶은 느긋하게 ‘나를 받아들이고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배우 김혜자 씨는 『오지게 재밌게 나이듦』이란 책의 서평에서 “젊은 사람들은 노년을 안쓰럽게 바라보지만 나이 들어보면 그리 싫지만은 않아요. 아프다가 재밌고 외롭지만 설레죠”라며 나이 듦의 예찬을 펼쳤다. 그녀의 말처럼 늙는다는 것은 단순히 심약한 노인으 로 끝나는게 아니라 더 농익은 지혜로 새로운 삶을 찾아 나가는 여정이다.

그동안 우리는 나이 듦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다. 경제적인 능력에만 초점을 맞추거나 집착하여, 중년 이후 삶의 질을 생각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나이 듦에는 끝없이 성장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이 있다. 무기력한 삶이 아니라 ‘나다운 나’를 위한 새로운 삶의 출발점이다.

 

인생도, 나이도 생각하기 나름

2017년 7월, 애플에서 매년 개최하는 세계 개발자 회의에 노년의 한 일본인 여성이 등장해 시선을 끌었다. 애플의 팀 쿡 CEO가 직접 인터뷰에 나서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이 여성의 이름은 와카미야 마사코. 당시 만 82세 였던 그녀는 ‘세계 최고령 앱 개발자’이자 ‘노인들의 스티브 잡스’로 세상에 소개된다. ‘마짱’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그녀는 ‘노인들도 즐길 수 있는 스마트폰 게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런 걸 대신 만들어줄 사람이 없으니 자신이 해보자 마음먹었다. 그리고 6개월 간 코딩을 공부하며 노인들을 위한 스마트폰 게임 앱 ‘히나단’을 출시했다. 환갑에 처음으로 컴퓨터를 구입할 정도로 컴퓨터와 무관한 삶을 살았던 그녀가 전 세계가 주목한 앱 개발자가 된 것이다. 그녀는 아이패드로 고전 악기 연주를 배우고, 엑셀로 자신만의 액세서리를 디자인 하며, 페이스북으로 친구를 사귀고, 구글 번역기를 들고 자유여행을 떠나는 등 우리가 상상하는 노년의 삶과는 많이 다르게 산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왕성한 호기심으로 무장하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뛰어드는 것이다. 그녀는 흥미 있는 일이나 해보고 싶은 일을 발견하고도 ‘이 나이에 시작한들’, ‘사람들이 비웃으면 어쩌지’하는 식으로 자기 의지 이외의 요인 때문에 주저하고 포기하는 사람들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그녀는 꼭 잘해야 할 필요 없다고, 그런 생각을 버리고 어떻게든 한 발 앞으로 나아가보라고, 몇 살이 되었든 누구나 스타트라인에 설 수 있다고 말한다. 서두르지 않 고 느긋하게, 자신에게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일을 하나씩 추구하다 보면 나이와 상관 없이 자신의 삶을 조금씩 윤택하게 바꿀 수 있다고 말이다.

 

꽤 괜찮은 나다운 나이 듦을 위하여

신경을 쓰든 말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나이는 저절로 먹게 되어 있는 것, 따라서 굳이 집착할 필요가 없다. 나이가 들어가고 있는 자신을 받아들이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내면의 소리에 집중해 보자.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 순간 인생의 쇄신과 갱신이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그렇다고 이 모든 것을 숙명처럼 받아들이며 자신을 방치하라는 말은 아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아가되 자신에게 내재된 미(美)를 발견해내고, 그 나이에 맞는 고유한 매력을 하나하나 찾아간다면, 나이 듦을 좀 더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계속해서 나다움을 찾고, 소소하지만 즐거운 것들을 해 나가며, 나다운 삶을 그려가는 일은 중요하다. 그때야 비 로소 진짜 나를 마주할 수 있고, 지혜롭게 나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보낸 오늘 하루가 어땠는지,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보다 괜찮았는지 살펴보기를 미루지 않는다면, 나답게 나이 드는 일도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가끔은 세월의 흐름 속에서 달라져 가는 나의 몸과 마음이 조금은 원망스러울 때도 있겠지만 지금의 변화를 즐겁게 받아들여 보는 건 어떨까. ‘지금의 나’와 사이좋게 지내며 함께 걸어갈 때 더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을 테니 말이다.

 


 

2021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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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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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일 202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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